우리 마음과 정신에 쌓이는 ‘독’은 무엇이고 어떻게 해독하는가
Nov 20, 2022
독
지난 한 달 컴포트 존을 벗어나면서 마음과 정신에 새로운 ‘독’이 많이 쌓였다.
이제는 독의 정체를 깨닫고 해독 단계로 넘어가는 중이다. 이 단계가 지나가기 전에 독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둔다.
 

안전구역 (컴포트 존)과 독

독의 정체는 자신에 대한 불신, 그로 인한 자괴감 (자기회의, 자기혐오 뭐 여러 이름이 있지만) 이다.
우리는 안전구역을 벗어나면 두려움에 빠진다.
두려움에서 마음과 정신의 이 생긴다.
 
스스로 안전구역을 벗어나 모험을 떠나기로 결심한 사람은 자신감이 가득한 채 안전구역 밖으로 나선다.
그러나 이내 현실을 마주하고 두려움에 빠진다.
안전구역에서 알아주던 나, 이 세계에서는 갓기?
나 따위가 과연 여기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까?
과연 나 따위가… 할 수 있을까?
 
이렇게 생기는 자신에 대한 불신과 자괴감은 마음과 정신에 독으로 쌓인다
독이 쌓이기 시작하면 걱정하고, 염려하고, 스스로를 의심한다.
돈이 돈을 부르는 것처럼 독이 독을 부른다.
차곡차곡 독을 쌓다 보면 이센스 - 독 Verse 2와 같은 상황이 된다
이센스 독 가사
깊은 구멍에 빠진 적 있지 가족과 친구에겐 문제없이 사는 척 뒤섞이던 자기 혐오와 오만 거울에서 조차 날 쳐다보는 눈이 싫었어 열정의 고갈 어떤 누구보다 내가 싫어하던 그 짓들 그게 내 일이 된 후엔 죽어가는 느낌뿐 다른 건 제대로 느끼지 못해 뒤틀려버린 내 모습 봤지만 난 나를 죽이지 못해 그저 어딘가 먼 데로 가진 걸 다 갖다 버린대도 아깝지 않을 것 같던 그 때는 위로가 될만한 일들을 미친놈같이 뒤지고 지치며 평화는 나와 관계없는 일이었고 불안함 감추기 위해 목소리 높이며 자존심에 대한 얘기를 화내며 지껄이고 헤매었네 어지럽게 누가 내 옆에 있는지도 모르던 때 그 때도 난 신을 믿지 않았지만 망가진 날 믿을 수도 없어 한참을 갈피 못 잡았지 내 의식에 스며든 질기고 지독한 감기 몇 시간을 자던지 개운치 못한 아침 조바심과 압박감이 찌그러트려놓은 젊음 거품, 덫들, 기회 대신 오는 유혹들 그 모든 것의 정면에서 다시 처음부터 붙잡아야지 잃어가던 것
급히 따라가다 보면 어떤 게 나인지 잊어가 점점 멈춰야겠으면 지금 멈춰 우린 중요한 것들을 너무 많이 놓쳐
 
 
안전구역 밖에서 생기는 자신에 대한 불신과 자괴감은 우리의 유전자에 각인된 자연스러운 신호다.
원시 시대에는 혼자 ‘물리적’ 안전구역을 벗어나는 사람은 대부분 죽었으니까.
우리 뇌는 빨리 안전구역으로 돌아가라고 강력한 신호를 보낸다.
하지만 지금은 전쟁이나 극한 환경에 처하지 않는 한 ‘물리적’ 안전구역은 확실하다.
 
그러면 지금 우리가 느끼는 건 ‘심리적’ 안전구역에서 벗어나면서 느끼는 두려움이다.
사실 ‘심리적’ 안전구역은 벗어난다고 안 죽는다.
그냥 뇌가 ‘심리적’ 안전구역을 벗어났을 때도 ‘물리적’ 안전구역을 벗어난 것처럼 반응해서 그렇다.
왜 그 롤러코스터 타면서 느끼는 긴장감과 사랑을 느끼는 긴장감을 똑같이 해석하는 것처럼 말이다.
(사실 이해가 된다. 화학 물질이 똑같으니까 똑같이 반응하겠지 ㅎ)
 

우리는 언제 ‘심리적’ 안전구역을 벗어나는가?

안전구역을 벗어나는 가장 쉽고 간단한 방법은 더 큰 ‘책임’을 지는 것이다.
지금 안전구역에서 내가 갖고 있는 책임보다 더 큰 책임에 도전하는 순간, 우리는 안전구역에서 벗어난다.
‘안전구역의 나’는 안전구역의 책임만 다할 수 있다.
새로운 책임을 다하려면 어쩔 수 없이 새로운 책임에 걸맞은 ‘새로운 나’를 만들어야 한다.
 
‘안전구역의 나’와 이별하는 과정은 고통스럽다.
시도 때도 없이 쌓이는 독을 이겨내려고 발버둥치다 다치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해독에 성공하고, ‘새로운 나’를 맞이하면서 우리는 성장한다.
 
나 역시 돌이켜보면 6년 전, 3년 전에도 더 큰 책임과 그에 따른 고통 속에서 ‘새로운 나’를 찾는 데 성공했다.
6년 전, 대학원 입학 첫 해에는 ‘나’ 하나를 책임
3년 전, 처음 조직장을 맡았을 때는 ‘팀’ 하나를 책임
그리고 지금, 신사업에서는 ‘비즈니스’ 하나를 책임
그래서인지 지금의 고통이 물론 괴롭지만 어딘가 익숙하게 느껴진다.

어떻게 독을 이겨낼까?

가장 중요한 건 자기인식을 높이고, 내면을 깊이, 자주 들여다봐야 한다.
독이 얼마나 쌓였는지 알아차리고 해독하는 것, 독이 쌓이는 원인 (두려움)을 파악하고 원인을 제거하는 것 둘 다 잘해야 한다
(from 한솔님 명상 리뷰 브런치 글) 운동하지 않고 인스턴트 음식을 자주 먹다가 어느 날 배가 나오고 살찐 내 모습을 본 적이 있는가? 우리의 생각과 감정도 마찬가지이다. … 그래서 하루하루의 내 생각과 감정을 잘 어루만지고 건강할 수 있도록 의식적인 수련을 해야 한다.
(from The Messy Middle) 자기인식은 당신이 정상에 있거나 골짜기에 있을 때, 자아가 가장 위대한 (혹은 취약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에 대한 깨달음에서 출발한다 자기인식은 무엇이 자신을 괴롭히는지를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자신의 감정 (과 감정의 원인이 된 핵심 가치)을 충분히 이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함께 안전구역을 떠나는 동료 또는 이미 먼저 안전구역을 떠나본 인생 선배와 이 주제로 대화하는 것도 좋다.
안전구역을 혼자 벗어나면 무모한 일처럼 보이지만, 함께 벗어나면 신나는 모험이다.
그리고 먼저 안전구역을 벗어나 본 사람은 지금 내가 도전하는 모험에 도움이 되는 지혜를 갖고 있다.
이들에게 적극적으로 지혜를 구하자. 다들 과거의 자신이 떠올라서 생각보다 잘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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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둔도사 🐻